💻 바이브코딩

바이브 코딩의 시작 — 문장 몇 줄로 만든 AI 사진첩

· 4분· 수정 2026.10.30
쉬는 중
  • Claude Code
  • Claude API
  • Ollama
  • Node.js
  • Python

한눈에 보기

  • 무엇: 사진을 올리면 AI가 제목·설명·테마·계절을 붙여 정리해 주는 개인 사진첩
  • 언제: 2026년 3월 20일(로 남아있지만 더 전이었을 것으로 추정), 하루 (오전 9시 무렵부터 오후 5시 무렵까지, 부탁 17번)
  • 어떻게: Claude 앱의 코드 기능(Sonnet 4.6)에 말로 부탁해서. 코드는 직접 안 씀
  • 내 역할: 써 보고, 안 되는 걸 찾아서 던지기 (코드는 못 읽음)
  • 쓴 것: Node.js → Python, Claude API → 내 컴퓨터의 로컬 AI(Ollama)
  • 상태: 미완성. 재미가 없어서 하다 말았다
  • 남은 것: 말로 부탁하면 기능은 금방 생긴다. 믿고 쓸 프로그램으로 마무리하는 건 다른 일이다.

그래서 뭘 할 수 있는데?

회사 직원이 클로드 코드를 쓰는 게 너무 신기해서 집에 와서 바로 결제하고 사용해 봄.
바이브 코딩이라는 말도 사실 몰랐고, 그냥 말로 개발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.... 날로 뚝딱 먹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달까?

맨날 파이썬 책 사서 앞에 Hello World! 쓰고, 딕셔너리가 어쩌고 루프가 어쩌고 하다가 접은 기억뿐....
근데 이건 말을 알아듣고 써 주니 얼마나 좋아?

딱히 만들고 싶은 게 있었던 것도 아니다. 그냥 문장 몇 줄을 던져 봤다. 사진을 올리면 AI가 알아서 정리해 주는 사진첩을 만들어 달라고.
정확히 뭐라고 썼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. 어떻게 보면 내게 있어서 역사적인 순간인데 말이다.

그게 3월 20일이다. 지금 내 개발 폴더에서 제일 오래된 프로젝트다.

몇 줄이 만든 것

생각보다 많이 나왔다.

사진을 올리면 AI가 사진을 보고 제목과 한 줄 설명을 붙인다. 풍경·음식·여행·일상 같은 테마로 나누고, 분위기와 계절을 짐작하고, 어울리는 앨범 이름까지 골라 준다.
그걸로 사진을 걸러 볼 수 있고, 찍은 날짜와 카메라도 보여 준다. 메모를 달고, 인물 이름을 붙이고, 같은 이름을 한 번에 바꾸고, 인쇄 버튼까지 있다.

여러 장을 한꺼번에 올리면 한 장씩 '대기 중 → 분석 중 → 완료'로 바뀌고, 몇 장 남았는지, 얼마나 더 걸릴지도 보여 준다. 다 된 사진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앨범에 들어간다.

내가 한 건 말로 부탁한 것뿐이었다.

그날 오후 사진 세 장을 올려 봤다. 아이가 욕조에서 소면을 가지고 노는 사진에 AI가 붙인 제목은 '욕실에서의 라면'.
틀렸는데 묘하게 그럴듯하다.

같은 날, 클라우드에서 내 컴퓨터로

내 기억으로는 사진을 Claude API로 보내서 분석했다. 실제로 아침 9시에 처음 만들어진 버전은 그렇게 되어 있다.

그런데 파일을 뒤져 보니 기억에 없는 장면이 있다. 11시 반쯤엔 Python으로 서버가 하나 더 생겼고, 분석은 내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로컬 AI(Ollama, qwen2.5vl)로 바뀌어 있다. 오후에 올린 사진 세 장도 이 로컬 버전으로 들어갔다.
실행 파일에는 'API 키 확인'이라는 주석만 덩그러니 남아 있고, 바로 아래는 '로컬 모델 사용 중 (인터넷 불필요)'라는 안내다.

음.... 내가 욕심이 많아서, 돈 안 들이고 계속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논의해서 로컬 버전으로 하는 방안으로 진행됐던 것 같다.
나는 지극히 구두쇠적인 마인드라서, 뭔가 소비되는 걸 안 좋아한다.

코드 까막눈의 방식

먼저 밝혀 두면, 나는 코드를 한 줄도 제대로 못 읽는다. 그때나 지금이나 하는 일은 똑같다. 직접 써 보고, 안 되는 걸 찾아서 AI한테 던진다.

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 AI한테 옛날 코드를 읽혀 봤다. 구멍이 하나 나왔다.
AI 분석이 실패해도 사진은 '분석 실패'라는 이름으로 저장되는데, 화면에는 '✓ 완료'가 뜬다. 사진이 저장된 것과 AI가 제대로 본 것을 구분하지 못한 거다.
그날 끝까지 써 봤다면 내가 찾아서 던졌을 종류의 구멍이다.

버튼이 눌리고 화면이 바뀐다고 내가 바란 일이 끝난 건 아니었다. 그걸 찾는 게 내 몫이라는 건 그 뒤로 만든 거의 모든 프로젝트에서 다시 확인했다. 그래서 기능은 직접 다 체크한다.

근데 최근에는 AI한테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역할(입장)을 줘서, 사용자·관리자·개발자 입장에서 한번 뜯어보라고 시켜서 문제점을 파악하기도 한다.

그리고 그만뒀다

솔직히 말하면 별로 재미가 없었다. 흥미가 떨어져서 하다 말았다. 사진 세 장, 기능은 이것저것, 결론은 미완성.

그 뒤로 이것저것 건드리다가, 와이프가 제안한 프로젝트가 하나 있었다. 현장 사진을 정리해서 사진대지로 만들어 주는 앱. 사진첩보다 훨씬 재밌어 보였고, 그쪽으로 넘어갔다.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.

돌아보면 차이는 하나였던 것 같다. 사진첩은 '뭘 할 수 있나' 보려고 만든 거였고, 사진대지는 쓸 사람이 있었다.

그래도 시작은 이 사진첩이었다. 문장 몇 줄.

폴더는 아직 살아 있다.

기록은 중요한 것이니까.